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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Book)

나는 아마존에서 미래를 다녔다.

by all it 2021. 10. 13.

저자 : 박정준

아마존의 문화, 공간 그리고 사람들 중에서

누군가가 "바보 같은 질문 하나 해도 될까요?"라고 시작한 질문을 하고 나면 많은 경우 "그건 사실 굉장히 좋은 질문이네요. That's actually a very good question"라는 말과 함께 대답을 시작한다. 아마존은 잘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몰라서 질문한 사람은 많은 경우 고마움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왜냐하면 그 사람의 용기 덕분에 모르면서도 가만히 있던 사람들도 혜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들을 통해 구성원 모두의 이해가 높아지고 서로 간의 오해는 줄어든다. 단순히 서로를 아이디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누구나 자기 목소리를 두려움 없이 낼 수 있는 문화가 수평문화가 아닐까?

아마존의 고객 중심주의는 클리셰가 아니다 중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마존에서 사용되는 모든 링크와 이미지는 실제 주소가 아닌 의미만을 간략하게 전달해주는 대체 문구가 추가되어야 했다. 이렇게 하면 기기가 짧은 대체 문구를 읽어주는 사람이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이와 비슷한 30개 정도의 규정을 정확히 지키면 아마존은 소외되었던 시각장애인들이 접근할 수 있는 사이트가 될 수 있었다. 또한 아마존의 모든 페이지들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심플한 버전으로도 로드될 수 있도록 했다. 테스팅 개발자로 있던 나는 아마존 페이지 주소를 넣으면 각 구성 요소들을 검사하여 규정에 어긋난 곳을 찾아주는 툴을 만들었는데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아마존 전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가지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아마존 근무 시점을 통틀어 가장 보람 있었던 프로젝트 중 하나로 남아 있다.

시간이라는 바람으로 가는 돛단배 중에서

로봇의 예를 통해 아마존이 감행한 과정을 따라가 보자. 우선 로봇의 각 부분별로 팀을 나눈다. 각 팀은 피자 두 판으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인원인 7~8명 정도가 적당하다. 실제로 아마존에서는 이를 투피자팀(Two Pizza Team)이라고 부른다. 어떤 팀은 로봇의 눈을 담당하고, 또 다른 팀은 로봇의 다리를 담당한다. 그리고 복잡한 한 덩어리의 로봇을 각 팀에 따라 분리하고 재조립하는 길고도 어려운 과정을 거친다. 이때 하나의 원칙은 분리한 각 부분이 작동 가능한 독립적인 객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로봇의 눈은 로봇과 분리되어서도 불 수 있어야 하고, 다리도 혼자서 따로 움직여야 한다.


아마존에서 지낸 12년간의 이야기

저자는 아마존에서 12년을 근무했다. 근속 연수가 1년 남짓인 아마존에서 2%에 해당하는 근무 기간이라 한다. 겸손하게 표현하여 많은 것을 성취하지 못했다고 표현하지만 회사가 성장하면서 저자도 성장했으며, 그 과정에 모두 함께 했다는 것만으로도 글쓴이가 경험한 것은 이미 위대하다.

입사 때부터 퇴사를 하기까지의 12년간의 중요한 이벤트들과 그간 같이 지낸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 아마존의 문화에 대해서 쉽게 풀이해 준다. 매스컴에서 본 아마존의 불합리한 문화에 대한 얘기, 소수 민족으로 경험한 알 듯 모를듯한 유리천장, 언어에서 오는 한계와 같이 일상의 주제를 얘기한다.

다소 사적인 얘기로 진행되어 수필집을 보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마지막에 필자의 의도가 나타난다. 이미 많은 책에서 아마존에 대해 분석해왔으며, 이 책의 저자도 같은 형식으로 글을 써내려가다 다시 집필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미 했던 얘기를 하기보단 좀 더 사적인 시야에서 아마존을 바라본 얘기를 들려주고 싶었나 보다.

저자는 아마존을 떠나서 베조스가 그랬던 것처럼 자신의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모험에 나섰다. 그에게 가족의 안녕과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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